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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 브랜드와 고객 경험의 시대

2024.03.25

요즈음 많은 기업과 기관들이 ESG경영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그 이유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의 재무적 지표뿐만 아니라 비재무적 성과에 대한 이해 당사자들과 기업 내외부의 환경을 둘러싼 관심과 견제가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공헌 활동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 대변하던 시대에서 나아가서 사회가 요구하는 가치와 책임의 기준이 높아졌고, 제반의 경영 활동에서 결과만이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행동을 주시하는 사회적 요구를 기업들이 반영해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즉 기업은 비재무적 차원의 가치를 높이면서 환경 분야에서 친환경, 사회적 부문에서 책임경영 그리고 합리적 지배구조를 중심으로 한 투명한 경영을 통하여 장기적으로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CEO의 경영 판단이 기업 브랜드의 운명을 바꾼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최근 ‘회사 설립 취지를 위반했다’라며 오픈AI와 그 CEO 샘 올트먼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2023년 11월에 있었던 해프닝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샘 올트만이 오픈AI 이사회에서 해임됐다가 나흘 만에 복귀한 일대 사건이다. ‘AI의 안전한 이용’이라는 목표 아래 비영리단체로 출발한 오픈AI의 고유 브랜드 가치가 CEO가 영리사업을 본격화하면서 훼손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었는데 여전히 불씨가 남아 있다. 정작 일론 머스크 본인이 경영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 때문에 테슬라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면 CEO의 경영 판단이 회사의 운명과 기업 가치에 주는 영향은 가히 절대적이라 할 것이다. CEO 한 사람 때문에 오랫동안 신뢰를 기반으로 쌓아온 기업 브랜드의 운명이 바뀌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지금의 시대는 기업이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떤 행동을 했느냐(What)만이 아니라, 그런 결정과 행동을 어떻게(How) 그리고 왜(Why) 했는지 과정까지 평가받는 시대다. 경쟁과 효율성을 통하여 이윤을 극대화하는 존재로 인식되던 ‘기업’의 가치 평가 기준이 최근에는 인간과 사회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윤리적인 제반 활동과 해당 분야의 선도 역량 발굴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기업의 이윤 창출과 사회공헌 활동(CSR)을 연계하는 사례인 코즈(Cause) 마케팅을 발굴한다든지, 대국민 서비스 기업, 소비자 제품 기업 등을 중심으로 업종별 선도 역량 이슈 기반의 기업 브랜드 가치 제고 활동을 하는 것을 들 수 있다.  

CSV 중심의 기업시민 브랜드로 신뢰 제고해야

ESG는 CSR에 비해 기업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무게가 더 옮겨간 개념이고, CSV(Creating Shared Value)는 기업이 창출할 수 있는 가치에 집중한다. 여기서 말하는 ‘가치’는 가치 중심의 소비문화를 기업과 소비자가 공유하거나 기업의 산업 역량 중 공적 역할을 더 강화하는 것과 관련 있다. 이는 기업이 사회 의제에 진정성 있게 공감하며 기업 시민 브랜드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해외의 많은 기업들은 비콥(B Corp) 인증을 받으려고 애쓰고 있다. 비콥 인증은 비영리 기업 비랩(B-Lab)이 제공하는 인증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환경 기준을 충족한 기업에 주어진다. 특정 혜택을 주는 것도 아니고 국가에서 제공하는 공인 인증도 아니지만, 많은 기업이 이 인증을 받으려 하는 것은 사업의 본질에 공공 가치를 담아 소통하는 모습을 브랜드화하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비콥 인증을 받은 해외 업체 중 캐나다 간편식 배달 업체 ‘프레시 프렙(Fresh Prep)’은 배달 차량에 비콥 인증을 적용해 사업의 본질에 공공 가치를 담아 소통하는 모습을 알리고 있다. 프레시 프렙은 사업 모델 기획 단계부터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둔 밀키트 기업이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에 제재를 가하기 전부터 재사용 가능한 포장재 개발에 주력했다. 또한 탄소 배출 감축량, 하수로 유입되는 것을 막은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무게, 지역사회에 기부한 식사 수를 매년 홈페이지에 공시하며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의 변화는 고객 중심의 소통이다

고객관계관리(CRM)라는 말이 도입된 것은 1990년대 후반이다. ‘능동적 파트너’로서 고객을 상정한 개념이지만 인사이드 아웃(Inside-Out)에 무게를 둔 공급자 기반 서비스 제공이 중심에 있었고, 1:1 마케팅과 내부 프로세스 통합, 가치 중심으로서 멤버십 카드, 회원 가입 등 고객과의 관계 형성이 핵심이었다. 그러나 이제 CRM은 브랜드 중심, 소매·판매 채널 중심에서 고객을 중심에 둔 통합 단계로 고객을 견인해 진정한 의미에서 고객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방향을 향해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의 고객경험관리(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 : CXM)에서는 고객 경험 DB 구축과 활용이 매우 중요하게 되었다. 전체적인 고객 수명 주기에 걸쳐서 관계 데이터를 통합하여 고객 경험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정성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실시간 고객 참여 경험에서는 고객과의 상호작용 및 참여를 추적하고 조정하는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하는 소통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CXM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며 AI의 역할이 증대된다

이제 세상의 모든 산업과 일상생활에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AI 활용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고객 브랜드 관리를 위하여 AI를 기반으로 하는 CRM/CXM 단계에서는 먼저 식별 가능한 고객 DB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고객의 라이프로깅(Life-logging)과 SNS 등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여정을 통찰하기 위하여 고객과 소통이 되는 다양한 채널을 통합하고 고객 입장에서의 경험 관리와 고객의 의도된 행동 데이터까지를 취합하여 예측을 통한 데이터 분석으로 고객 브랜딩 활동의 지능화를 이뤄가는 시대인 것이다.

2024년 2월 22일 열린 ‘더피알’ 컨퍼런스 ‘감성지능을 접목한 CX로 소통하라’에서 CX 전문가들은 ‘고객을 어떻게 케어해야 행복해할까’에 집중했는데, CX를 CS(고객 만족)적 관점이나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사용자 경험)의 좁은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을 넘어 고객이 비즈니스와 맺는 모든 접점에서 일어나는 교류의 경험을 포함한다고 하였다.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그 기업을 지지하고, 나아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에 신뢰를 보내고 옹호하는 홍보대사의 역할에 닿을 때까지 고객 경험은 총체적인 BX(브랜드 경험)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아직은 생성형 AI가 성향과 맥락까지 고려한 정확한 답을 내려주지는 못하는 단계라는 것이 중론이지만, 기업은 고객과의 브랜드 신뢰를 위하여 AI를 기반으로 고객의 반응이나 리뷰 등을 통해 성향과 맥락에 관한 실마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이고 있다.

결국에는 고객 브랜드 경험 관리(CXM)란 단순히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나 니즈가 무엇인가’에서 나아가 그 고객의 입장이 되어 그에게 맞춰가기 위해 공감하는 능동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즉 기업이 고객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가 브랜드 신뢰의 차이를 가져온다고 할 수 있다.